6・25때 태어나 늘 배가 고팠던 수녀는 아이들이 배고픈 걸 해결하는 것만 해도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밥을 실컷 먹이고 학비가 없어 쩔쩔 매는 아이들을 돕는 것을 하늘의 계시로 받아들였다. 수녀가 돌봐주어 바느질 자격증을 딴 아이는 바느질 선생님이 됐다.

폐가 같던 재봉학교를 한국사람들이 힘을 모아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고쳤다. 가정폭력을 당하면 도망갈 데가 필요하니 장소를 마련해 주고 재봉수업도 해줬다.

2017년까지 쉼터엔 전기도 수도도 없었다. 하수구도 없어 바닥엔 늘 구정물이 흘렀다.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그 위에서 놀고 있었다. 집도 단층 무허가건물이었다. 지금은 2층도 올라가고 나라에서 허가를 내줄 계획이다. 포카라공항 옆 시유지에 있던 무허가건물들을 이전하는 정책이다.

수녀의 도움으로 일어난 스물여덟 미혼모는 아홉 살짜리 딸과 친정에서 살고 있다. 7남매 중 다섯째로 오빠 둘은 해외에 있고 언니 둘은 결혼했다. 남동생과 여동생도 한 집에서 살지만 모녀는 생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미혼모는 열일곱에 중매로 결혼해 딸을 낳았는데 남편은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 때렸다. 생활비도 받지 못해 스무 살 때 이혼했다. 남편은 지금 다른 여자와 살고 있다.

미혼모는 수녀에게 재봉기술을 배워 지금은 다른 미혼모들을 가르칠 정도가 됐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이다. 코로나 전엔 사립학교에서 영어도 배웠는데 돈이 부족해 공립으로 가게 돼 걱정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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