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은행계좌를 개설하려면 아버지는 물론 할아버지 이름까지 써야 한다. 여성은 결혼하면 남편 성으로 바뀌어 시할아버지까지 증명하지 않으면 계좌를 만들 수 없다.

네팔통신원도 2014년 스탠다드차타드에서 계좌를 만들 때 보증인과 할아버지 이름이 필요했다. 계좌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대출은 말할 것도 없다.

대출이 된다 해도 이자율이 15%에 달해 차라리 상호금융을 이용한다. 한인이 운영하는 '윈드폴게스트하우스'는 동네 호텔이나 음식점에 돈을 빌려주고 일수를 찍는다.

 

간섭하지 않는 대신 원조 스스로 받아야 하는 나라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이크로크레딧그라민뱅크'는 소자본창업을 돕고 있다. 여성 자립을 지원하지만 한국의 구멍가게 같은 '키라나파설'을 창업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생필품이라 안 팔려도 집에서 쓸 수 있어 동네마다 키라나파설이 많다.

네팔 정부는 국가 차원의 원조를 받고도 미혼모를 비롯한 소외계층을 돌보는 데 돈을 쓰지 않는다. 간섭하지 않는 대신 스스로 원조를 받아 꾸려 가라고 한다.

네팔은 한국의 이장격인 '아디악샤(Adhyaksha)'와 시의원의 권한이 막강하다. 그들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장한다. 출생, 사망, 상속 때 도장을 찍어주는데 미혼모에게 발급되는 증명서도 아디악샤나 시의원이 도장을 찍어줘야 한다.

미혼모쉼터를 만들려고 해도 네팔에서 NGO허가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NGO 신청을 하면 "네팔에 그런 NGO가 이미 있으니 돈만 보내라"고 한다.

네팔에 들어가 신규 등록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등록하고 들어오는 게 훨씬 빠르다. 네팔의 로컬 NGO와 제휴하는 게 가장 빠르긴 한데 사업 방향은 그들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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