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 소녀 자무나 구렁(Jamuna Gurung)은 포터 겸 가이드로 돈을 벌면서 궁금했다.
'저 사람들은 왜 돈을 내고 위험한 산에 오르는 걸까?'
구렁이 등반가의 높은 이상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등반가들도 구렁의 깊은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다. 산만 보는 그들에게 통계와 기사는 숫자와 문자일 뿐이다.
한 해 1만 명의 소녀가 매매되고 소년들의 꿈이 용병인 나라. 생리 중인 여자아이가 우리에 격리돼 독사한테 물려 죽고 불가촉천민 남자아이가 찻잔을 만졌다고 죽임을 당하는 나라. 그래서 식민지배를 받지 않았다는 자긍심이 공허한 나라.
서구 제국들도 거들떠보지 않던 척박한 네팔은 2차대전 후 알프스가 지루해진 욕망의 등반가들이 히말라야로 몰려들면서 북적댔다. 14좌가 수백 번 이상 정복당한 70년.
이방인의 욕망과 물질주의가 이식된 네팔은 더 가난해지고 여자들과 아이들은 더 불행해졌다. 구렁은 멸시와 성희롱을 견뎌내며 마침내 바리스타자격증을 쟁취했다.
소녀가장에겐 에베레스트 등정보다 값진 기록이다. 다음은 동생이다. 한 번도 식민지가 되지 않은 네팔에서 구렁은 독립투쟁을 벌이고 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