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에 정박해 있는 것은 배의 존재이유가 아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NHN을 뛰쳐나와 풍운아처럼 항해를 시작했고 카카오는 쾌속정이 됐다. 표적은 범선도 군함도 아닌 영세한 어선이다. 배의 존재이유가 고작 '해적질'이었던가. 국감에서 "골목상권을 더 이상 침해하지 않겠다", "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해적왕'의 말을 국민은 얼마나 믿을까. 김 의장은 3년 전에도 국감에 출석했고 올해도 여러 번 불려나왔다. '국감개근생'에겐 두 갈래 항로가 있다. 대기업들의 독과점, 문어발확장, 갑질, 골목상권 파괴 같은 '공멸의 바닷길'과 혁신 플랫폼으로 자영업과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 '상생의 바닷길'이다.

카카오는 하다하다 지역특산물 시장에도 침투했다. 제주도 돌하르방, 해녀, 감귤에 '라이언' 캐릭터를 결합해 면세점에 들여놓았다. 면세 혜택은 덤이다.

제주도민 특산물 자리를 카카오프렌즈가 점령하고 있다. 불법은 아니지만 카카오가 갈 길도 아니다.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하면서 본사를 제주로 옮길 때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한 기업으로 찬사를 받았다. 현실은 달라졌다.

제주에 있는 카카오 본사에 가보면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전부 판교로 가버렸다. "제주에 본사가 없다"고 하든가 "제주에 본사가 있으면 안 된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낫다.

김범수 의장은 "다음과 합병 후 인재 영입 문제로 제주에 있기가 어려워 판교에서 더 많은 인재와 일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해명했다.

​판교는 되고 제주는 안 된다는 걸까.

웹툰이나 웹소설을 영화나 게임으로 제작해 흥행하는 사례도 많다. 웹소설 시장은 2013년 100억 원대에서 6,000억 원대로 커졌다.

시장은 커졌지만 작가는 배고프다. 2차저작물 수익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아서다. 배고픈 작가는 기회를 얻기 위해 권리를 포기한다. 신인일수록 그렇다.

카카오프렌즈가 CJ와 함께 하는 공모전은 신인에겐 기회다. 입상하고 상금도 받을 수 있다. 맹점이 있다. 수상작의 2차저작물 권리는 플랫폼 차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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