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에 정박해 있는 것은 배의 존재이유가 아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NHN을 뛰쳐나와 풍운아처럼 항해를 시작했고 카카오는 쾌속정이 됐다. 표적은 범선도 군함도 아닌 영세한 어선이다. 배의 존재이유가 고작 '해적질'이었던가. 국감에서 "골목상권을 더 이상 침해하지 않겠다", "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해적왕'의 말을 국민은 얼마나 믿을까. 김 의장은 3년 전에도 국감에 출석했고 올해도 여러 번 불려나왔다. '국감개근생'에겐 두 갈래 항로가 있다. 대기업들의 독과점, 문어발확장, 갑질, 골목상권 파괴 같은 '공멸의 바닷길'과 혁신 플랫폼으로 자영업과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 '상생의 바닷길'이다.

2019년 대기업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지정된 카카오는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받는다. 케이큐브홀딩스 의결권 행사가 도마에 올랐다.

부실공시 상호출자제한 집단은 금융사나 금융계열사가 있으면 의결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공시 의무를 지키지 않아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자영업과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카카오 사업들의 폐해가 '플랫폼국감'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김범수 의장도 "물의를 일으켰다"고 시인했다. 

메신저 서비스는 카톡 이전에도 많았다. 김 의장이 처음 개발한 게 아니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을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연결했을 뿐이다. 그것도 국내에서만 그랬다.

카카오는 해외 매출이 거의 없다. 아마존은 매출의 3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페이스북은 대부분의 매출이 해외에서 나온다. 

카카오에 모든 소비재를 얹을 수 있다. 메신저 시장을 독점하고 데이터까지 다 갖고 있어 사업모델을 무한 확장할 수 있다. 동네미용실을 예약하는 시스템까지 있다 보니 골목상권에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다.

소비자 후생은 허울이다. 카카오가 골목에 들어와 이득을 보면 반드시 손해 보는 사람이 있다. 없는 사람들은 카카오 때문에 시장에 들어갈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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