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에 정박해 있는 것은 배의 존재이유가 아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NHN을 뛰쳐나와 풍운아처럼 항해를 시작했고 카카오는 쾌속정이 됐다. 표적은 범선도 군함도 아닌 영세한 어선이다. 배의 존재이유가 고작 '해적질'이었던가. 국감에서 "골목상권을 더 이상 침해하지 않겠다", "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해적왕'의 말을 국민은 얼마나 믿을까. 김 의장은 3년 전에도 국감에 출석했고 올해도 여러 번 불려나왔다. '국감개근생'에겐 두 갈래 항로가 있다. 대기업들의 독과점, 문어발확장, 갑질, 골목상권 파괴 같은 '공멸의 바닷길'과 혁신 플랫폼으로 자영업과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 '상생의 바닷길'이다.

카카오로 미용실을 예약하면 사장에게 25%의 수수료를 물리고 카카오택시는 스마트호출 이용료를 최대 5,000원까지 올렸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마지못해 철회했다. 1577대리운전을 인수해 대리운전시장 독점기업이 되고 공유자전거도 만들려다 포기했다.

골목상권 침해의 대표주자가 된 카카오 계열사는 150개가 훌쩍 넘는다. 문어발식 확장에 목을 매는 형국이다. 김범수 의장이 소유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 구성원도 문제다. 임직원 7명 중 5명이 김 의장과 부인, 자녀, 동생이다.

지난해 지급한 급여총액은 15억3,700만 원. 평균 2억 원이 넘는 셈이다. 동생 하영 씨는 대표로 있으면서 11억 손실이 난 회사에서 퇴직금을 14억 원이나 챙겨갔다.

임직원 7명 중 5명이 가족이다. 무슨 일을 얼마나 하길래 억대 연봉을 줘야 했을까. "비자금 창구" 혹은 "일하지 않아도 돈을 주는 회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카카오 지분 10.59%를 가지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의 매출 95%가 금융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금산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 조사 중이다.

"김 의장이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만들어서 부인, 동생, 자녀 등 친인척을 채용하고 총수 일가 차익편취를 피해 지배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 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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