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에 정박해 있는 것은 배의 존재이유가 아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NHN을 뛰쳐나와 풍운아처럼 항해를 시작했고 카카오는 쾌속정이 됐다. 표적은 범선도 군함도 아닌 영세한 어선이다. 배의 존재이유가 고작 '해적질'이었던가. 국감에서 "골목상권을 더 이상 침해하지 않겠다", "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해적왕'의 말을 국민은 얼마나 믿을까. 김 의장은 3년 전에도 국감에 출석했고 올해도 여러 번 불려나왔다. '국감개근생'에겐 두 갈래 항로가 있다. 대기업들의 독과점, 문어발확장, 갑질, 골목상권 파괴 같은 '공멸의 바닷길'과 혁신 플랫폼으로 자영업과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 '상생의 바닷길'이다.

전 세계적으로 빅테크 플랫폼기업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플랫폼기업들의 독과점이 사회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김범수 의장은 지주사격인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100개가 넘는 카카오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김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바꾸겠다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네이버는 계열사 지분이 없는데 카카오는 상장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상장 예정인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자회사가 많다.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 주주는 자회사가 상장되면 주주가치가 훼손된다. 최근 주가 하락폭이 다른 것도 그래서다. 카카오는 해외 사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시장 지배력만 키워 몸집만 불리다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이나 스노우, 웹툰 등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고 경쟁력도 있다.

카카오가 골목상권에 침투한 업종은 다양하다. 시총 3위 플랫폼기업이 꽃배달, 영어교육, 실내골프연습장, 네일숍, 미용실, 대리운전, 퀵서비스까지 돈벌이라면 다 찔러본다. 동네미용실이 카카오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25%나 떼 간다. 김 의장은 "수수료가 높고 낮음을 단적으로 얘기하긴 어려워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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