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전쟁 직후 가난과 질병, 중노동을 달래기 위해 애틀란타의 약사 존 펨버튼은 코카잎 성분과 콜라나무 껍질액을 배합해 강장음료를 만들고 2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코카콜라와 워런 버핏은 알아도 펨버튼을 아는 사람은 없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또 어떤 펨버튼은 아이폰, 윈도,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피·땀·눈물'을 흘렸다. 기술만 남고 기술자는 잊혀졌다. 어쩌면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사농공상 시대에도 세종의 장영실은 '조선의 시간'을 만들고, 이순신의 나대용은 '조선의 바다'를 지켰다. 사람을 뛰어넘는 기술은 없다. 국가든 기업이든 지속가능하길 바란다면 장인들의 '한 땀'마다 합당한 명성을 부여해야 마땅하다. <글로벌e>가 숨은 명장 찾기에 나선 이유다.

[글로벌E 이장혁 기자] 제라드 바셋(Gerard Basset). '마스터 소믈리에(MS)', '마스터 오브 와인(MW)'과 와인MBA를 딴 유일한 소믈리에(sommelier)다.
한해 몇 명의 합격자만 나올 정도로 MS와 MW는 가장 어렵고 위대한 자격이다. MW 자격이 있는 한국인은 없다.
소믈리에가 세분화되면서 음식과 취향, 건강에 맞는 물을 추천해주는 '워터소믈리에'도 등장했다.
2001년 뉴욕 맨해튼 리츠칼튼호텔에 근무하던 소믈리에 필립 레트만이 음식과 와인에 어울리는 물을 고객들에게 추천해 주면서 '워터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세상에 알려졌다.
물은 식단에서 경시되지만 가장 중요한 영양분 중 하나다. 우리 몸의 70%는 물이다. 음식을 먹지 않아도 한 달은 버틴다지만 물은 일주일이 한계다.
병도 고쳤다. 프랑스 에비앙 지역을 찾은 후작이 물을 마시고 신장결석을 고쳤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세종대왕이 대전에서 공수한 물을 마시고 안질환을 해결한 기록이 실록에 적혀있다.

좋은 물을 찾고 만들 수 있게 기업도 워터소믈리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업계 1위 코웨이는 2009년부터 물맛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환경기술연구소를 세우고 2019년엔 '물맛연구소'도 열었다. 연구 인력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김성환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을 중심으로 20여 명의 미국수질협회(WQA) 공인 물 전문가(CWS)와 40여 명의 워터소믈리에가 좋은 물과 물맛을 연구하고 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