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일궈냈던 여자배구팀은 김연경, 양효진 등 거포가 국대 은퇴를 선언하면서 내리막은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막다른 길에 당도한 건 생각보다 일렀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열 두번의 경기에서 승리는 하나 뿐이었다.
13일 프랑스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하면서 일정을 마감하면서 강등이 확정됐다. 그나마 있던 강등권 '챌린저컵'이 폐지되면서 아시아배구연맹(AVC) 주최 대회에만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세계 무대와 수준이 벌어지는 것을 막아줄 구세주는 등장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국제대회 30연패' 수모를 겪었다. 다가올 AVC 네이션스컵과 아시아선수권대회,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등에서 최대한 많은 포인트를 받아야 2027년부터 VNL 재진입 가능하다.

당장 해답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정윤주(흥국생명), 육서영(IBK기업은행) 등이 대표팀 에이스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배구는 혼자하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몇 년이 걸리더라도 기초를 다지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상황이 어려워도 어떻게든 강등은 피했어야 했다. 2주 차에 캐나다를 잡고 1승을 거둔 뒤 1승도 추가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이어 "현실적으로 국내 여자배구 저변이 부족하다. 많은 배구인이 이 부분을 우려했고, 결국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부터라도 잘 준비해서 VNL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경남 진주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아 인비테이셔널 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 일본, 체코, 스웨덴,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과 경기를 치르고 나면 아시아 팀들만 상대한다.

국제 무대가 유망주와 에이스의 성장에는 필수지만 그마저도 강등으로 어렵게 됐다.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는 "내년에는 남자팀 국제대회를 추진 중이라 2년 연속 여자 국제대회를 개최하기 어렵다"며 "해외 전지훈련 등 여러 방법으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거포 김연경, 양효진이 은퇴한 지금 '배구 불모지'에 씨앗을 심고 나무를 가꾸는 세대교체가 절실한 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