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에 실패한 사람도, 성공한 사람도 많이 보았다. 주식 잘하는 사람들은 변수가 무엇이든 얼마나 있든 사고파는 걸 잘한다. 투자는 수익보다 왜 수익이 발생했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은 무엇이든 이기려 들고 지면 자존심 때문에 이긴 사람을 안 본다."
투자에 성공하는 사람은 늘 배우려 하고 실패하는 사람은 소스를 찾는다. 이상건은 마켓타이밍, 종목투자는 어렵다고 고백했다. "고수들은 매일 분석하며 흐름을 본다. 그들처럼 잘할 순 없지만 콘텐츠 만드는 데는 자신있다. 어떤 콘텐츠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지금 필요한 것인지 얘기한다. 투자 배분이 문제다."
2000년 이후 주가가 무섭게 올랐고 주식 슈퍼스타들이 득세했다. 상한가 따라잡기, 데이트레이딩 같은 모멘텀투자(마켓타이밍)가 유행해 일부는 돈을 벌었지만 그들은 주식에 삶을 저당잡혔다. 종목투자가 분산투자보다 확실히 수익률은 좋지만 극소수만 번다.
"기업들 M&A로 주가 뻥튀기 후 쪼개 파는 건 일종의 주가조작"
이들은 기업 탐방은 기본이고 유통사 주식을 살 때는 물건이 잘 팔리는지 마트에서 종일 지켜보기도 하고 게임사 주식을 사려고 한 달 동안 미친듯이 게임도 한다. "지금 주식시장은 사실상 겜블링이 됐다. 가치투자는 사라지고 주식기술만 남은 주식시장에서 투자사들은 개미들 끌어모으기 바쁘다. 기업들은 M&A로 주가를 뻥튀기해 쪼개서 팔아 치운다. 일종의 주가조작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켓타이밍, 종목투자는 쉽지 않다."
분산투자는 자산을 주식, 부동산, 채권으로 나누고 우리나라, 미국, 중국 등에 배분해 기다리면 된다. 투자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학자들은 마켓타이밍, 종목투자, 자산 배분이 수익을 결정하는데 자산 배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하며 두 가지 증거를 제시했다.

"1990년대 초 기관투자가들은 자산을 배분해 성공했고 90%는 설명할 수 있다. 199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해리 마코이치가 제시한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보면 알 수 있다."
분산투자와 해외투자를 권하는 이유다. "미국 주식시장의 200년간 수익률은 연 7%였다. 배당률도 매년 1.5% 정도 받아 10년이면 15%다. 40대 이하 세대가 한 번 폭락해도 배당률 15%를 먹고 들어간다. 11년째는 수익이 발생한다."
증시는 흐름···"트렌드 변화엔 10년 보고 투자해야"
증시는 흐름이다. 1980년 100으로 시작한 코스피지수가 지금 2,300이다. IMF와 금융위기 때 급락했지만 금방 회복했다. 1983년 144이던 S&P500지수도 4,000을 넘기며 30배 가까이 늘었다.
"트렌드가 변화할 땐 10년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투자는 자본주의가 성장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할 수 있다. 그래야 자산의 속성으로 발생하는 금리, 인플레이션, 가격 변동 리스크뿐 아니라 자산의 인출 순서에 따라 달라지는 리스크까지 대비할 수 있다. 고령화사회가 가져올 양극화에 대비하려면 자산 축적에 가졌던 관심을 자산 인출로 확대해야 한다. 자산시장이 '축적'과 '인출'의 두 바퀴로 굴러가야 변화에 대응하기 쉽다. 60세에 퇴직하고 70세까지 일해도 이후는 돈을 써야 하는 시기다. 퇴직 시점에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같이 주가가 폭락하면 10년 동안 자산이 떨어져 회복하기 힘들다."
50대부터는 인출전략이 필요하다. 많은 금융사가 자료를 만들고 있다. 이상건은 몇 안 되는 시퀀스리스크(인출순서 오류) 관련 논문을 번역하고 리포트도 썼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