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전 우리 증시는 2011년 유럽쇼크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증권사 구조조정이 대규모로 진행됐고 증권맨들은 밤마다 술에 취해 통곡했다.
2018년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주식시장은 온기를 찾았고 기대감을 반영하듯 한동안 우상향을 지속했다. 여의도 풍경이 빠르게 변한 것 같지만 5년이 걸렸다. 그럼 5년 후 주식시장은 어떨까.
투자 트렌드가 변했다···미래 중독, 분산투자로 벗어나라
오르는 금리만큼 매섭게 추운 날, 목동의 카페에서 만난 이상건의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20년간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금리와 물가의 영향력이 달라졌다.
"높은 금리가 자산구조, 고령화, 국제물가, 정부재정, 운영방식 등이 투자시장 트렌드를 바꿀 것"으로 진단했다. 1980년대 초부터 꾸준히 제로금리에 가까워진 덕에 세계 경제는 골드락스(물가가 안정되고 경제가 호황을 이룸)였다.
IMF와 금융위기도 저금리 기조를 바꾸지 못했는데 지난해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미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대폭 올릴 수밖에 없었다. 주식시장은 금리와 채권가 상승에 맥을 못추었다.

"공짜 돈의 시대는 끝났다. 40년 넘게 금융위기마다 돈을 풀었고 코로나와 러-우전으로 금리상승은 가속됐다. 5~10년은 지나야 트렌드가 바뀔 것이다. 기업공개에 열을 올린 탓에 유동성마저 고갈됐다."
증시버블계 일타강사 제레미 그랜섬은 "금융 악화는 주택시장 침체로 마무리될 것이다. S&P500지수도 최악엔 50%까지 내려간다"며 "러-우전, 코로나가 아니라도 하락 타이밍이었다. 증시버블은 다 터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키스 맥컬로우 헤지아이리스크매니지먼트 CEO도 "연준의 고강도 긴축정책이 미국 기업들의 실적 침체와 신용 위기를 몰고 왔다"며 "연준은 기껏해야 금리인상 중단밖에 할 게 없다"고 거들었다.
인플레이션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준은 올해도 1~2회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물가상승은 부의 분배에 영향을 미치고 직업, 자산, 소득에 따라 분배가 다르게 적용돼 양극화를 불러온다.
이상건은 투자시장의 주요 변수로 금리와 인플레이션, 인구구조 변화를 꼽았다. "인간은 미래에 중독돼 있지만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신만 알 수 있다."
찰리 멍거도 "투자는 미래와 관계된 행위다. 우리가 미래를 알 수 없지만 그나마 잘 알 수 있는 걸 찾아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투자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분산투자는 검증된 방법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