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촬영할 때 한쪽 눈을 감는 이유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으로 만나고 놀고 일하게 된 시대, AI(인공지능)의 발전은 사람의 일을 줄이고 명령어 하나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했다. 너무 편리하고 쉬워졌다. 넘치는 콘텐츠에 쫓기느라 스스로 생각할 여유가 없다.

젠지(Gen Z, MZ의 Z세대와 같은 말로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 학생들은 코로나를 겪으며 비대면 수업이 익숙해졌고, 종이 교과서 대신 태블릿을 보급받았다. 만나는 횟수가 줄어 대면예의가 없다는 편견이 나온다. 음성보다 문자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딥페이크 범죄 예방을 위해 단지 여학생들에게 SNS 사진을 삭제하라는 가정통신문은 시대착오적이다. SNS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광고를 없애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될 이들에게 숨으라고 강권한다. 정부는 성(性)인권 교육 예산을 0원으로 만들고 성평등 주무 부서인 여성가족부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 AI디지털교과서를 교육부가 밀어붙이고 있다.

파도를 향해 달려갔던 소년들
지금은 어디를 향해 질주하나
딥페이크 범죄 강국의 심각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근본 구조부터 바꿔야 남성의 인권도 성장한다. 프랑스 교육부는 8월 중학교부터 시범적으로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다. 벨기에,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도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추세다. 기술이 발전해도 인문학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지를 편리하게 만들 수 있어도 진정성 있는 텍스트를 쓸 줄 알아야 한다.

전설의 포토그래퍼 브레송의 통찰은 이미지를 만드는 카메라의 본래 역할과 사진을 마주하는 자세를 일깨웠다. 브레송이 사진에 입문한 계기는 헝가리계 미국인 사진작가 마틴 문카치(Martin Munkácsi, 1896-1963)의 〈파도를 향해 달려가는 소년들〉을 보고 나서다. 텍스트로 다 말할 수 없는 열정을 한 컷의 이미지로 전달한다. 파도를 향해 달려갔던 소년들, 지금은 어디를 향해 질주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