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적도 방향도 없이 시계만 보고 달리는 토끼, 엉터리 규칙의 카드 귀족들.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는 19세기 '영광스런' 빅토리아시대 영국의 이면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어떤가. 성장보다 성장통이 큰 나라. 병들고 늙어가는 나라. 아이들은 입시지옥에 갇히고, 젊은이는 취업경쟁에 내몰리고, 중년은 노후불안에 떠는 나라. 누적관객 3,000만을 돌파한 '범죄도시'에서 '기생충'들이 '오징어게임'을 하는 나라. 흥행을 하고 상을 휩쓸어도 왠지 씁쓸한 나라.
상처받은 어른들의 화풀이 영화만 있고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할 동화가 없는 나라. 아이들의 웃음소리는커녕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밤하늘. 고은별이 구연하는 동화는 어른들에게도 눈부시게 빛난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할머니집으로 향하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무덤을 돌아보는 영빈이의 눈동자에 솜사탕같이 하얀 구름이 내려앉았습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