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직후 가난과 질병, 중노동을 달래기 위해 애틀란타의 약사 존 펨버튼은 코카잎 성분과 콜라나무 껍질액을 배합해 강장음료를 만들고 2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코카콜라와 워런 버핏은 알아도 펨버튼을 아는 사람은 없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또 어떤 펨버튼은 아이폰, 윈도,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피·땀·눈물'을 흘렸다. 기술만 남고 기술자는 잊혀졌다. 어쩌면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사농공상 시대에도 세종의 장영실은 '조선의 시간'을 만들고, 이순신의 나대용은 '조선의 바다'를 지켰다. 사람을 뛰어넘는 기술은 없다. 국가든 기업이든 지속가능하길 바란다면 장인들의 '한 땀'마다 합당한 명성을 부여해야 마땅하다. <글로벌e>가 숨은 명장 찾기에 나선 이유다.

명장은 17세에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영어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림은 언어장벽이 크지 않아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학창시절 공모전보다는 디자인사무실이나 IT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디자이너는 문제해결력과 창의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다방면으로 공부했다."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으며 기획력과 리더십, 경영관리 역량도 키울 수 있었다. 

"디자인은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인식하고, 가설을 수립해 그에 맞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실현해 가는 직업이란 의미다. 

"그림도 중요하다. 그림을 잘 그리면 아이디어를 더 현실성 있게 어필할 수 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만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림이나 포토샵, 캐드(CAD) 같은 툴을 다루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선 문제를 발견하고 창의적으로 접근해 가장 합리적이고 사업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 콘셉트를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기업, 특히 테크기업에서는 혁신을 위한 수단으로 이러한 디자인씽킹(Thinking)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신만의 방법을 고민하라." 

런던 근교 윔블던에 살고 있는 명장은 주말이면 가족과 공원에서 산책하고 미술관과 박물관에도 간다. 

"무료인데 생각보다 좋다."

소중한 건 모두 공짜다. 햇빛, 공기, 아이의 웃음소리, 꽃향기, 강가 풍경 등. 

명장에게 디자인 영감을 주는 것도 이런 무료의 일상들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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