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직후 가난과 질병, 중노동을 달래기 위해 애틀란타의 약사 존 펨버튼은 코카잎 성분과 콜라나무 껍질액을 배합해 강장음료를 만들고 2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코카콜라와 워런 버핏은 알아도 펨버튼을 아는 사람은 없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또 어떤 펨버튼은 아이폰, 윈도,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피·땀·눈물'을 흘렸다. 기술만 남고 기술자는 잊혀졌다. 어쩌면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사농공상 시대에도 세종의 장영실은 '조선의 시간'을 만들고, 이순신의 나대용은 '조선의 바다'를 지켰다. 사람을 뛰어넘는 기술은 없다. 국가든 기업이든 지속가능하길 바란다면 장인들의 '한 땀'마다 합당한 명성을 부여해야 마땅하다. <글로벌e>가 숨은 명장 찾기에 나선 이유다.

"전자담배는 간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속을 열어보니 복잡했다. 작아서 난이도가 높았다. 발열량이 엄청난 제품이라 열처리나 에어플로워 적용 등 디자인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많았다. 간단치 않았다. 안전하고 편리한 제품에 도전해야 했다. 이전 회사에 있을 때보다 난이도가 낮다고 말할 수 없다."

LG전자에선 V30이 가장 어려웠다.

"반드시 경쟁에서 이겨야 했다. 뉴욕출장도 무박으로 밥 먹듯이 갔다. 잠은 비행기에서 자고 못 다한 일도 비행기에서 했다. 반응이 좋아 재미가 있었다. 가전을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디자인. 지금은 '씽큐'라는 제품군인데 그때도 고생길을 걸었다. 2020년 퇴사해 한 걸음 뒤에서 LG전자를 바라봤다. 내가 있었을 때보다 가전이 더 좋아졌다. 살짝 약은 올랐지만 뿌듯하고 감사하고 여기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에 가기 전 대부분의 경력을 한국기업에서 쌓아서인지 다양한 국적의 직원과 소통하며 일하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국에선 효율성과 빠른 실행력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영국에서는 소통과 합의가 중요하다. 다양한 부서와 수많은 회의를 거쳐 계속 논의하고 의견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당연한 문화다."

BAT에는 130여 국적과 문화를 가진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 문화와 관점을 이해하고 맞추어 나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계속 변화하고 혁신할 자극을 얻기도 한다.

"처음에는 빨리 실행하는 데 익숙해 답답함도 있었지만 모두가 진행 상황을 잘 인지하고 합의를 이룰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걸 배웠다. 지금은 팀워크문화가 편하다."

디자인은 공동작업이다. 아이디어를 냈다고 "내 거야" 할 수 없다. 다양한 국적, 문화, 배경을 가진 팀원들이 같은 목표를 갖고 변화를 만들어낸다. 유연성과 규모를 갖췄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담배회사는 흔치 않다.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팀원이 모여 일하기 때문에 다양성은 필수조건이다.

"다양성의 힘을 믿는다. 다른 관점을 배울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도록 자극해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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