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NO.8 '운명'은 가수 테이의 목소리일 때 더 운명적이다. 테이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학대로 생긴 트라우마, 청력을 잃어가는 음악가의 좌절, 조카 카를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부르며 250년 전 '톱스타' 베토벤을 대학로 무대로 소환한다. 〈프리다〉, 〈스모크〉의 극작가・연출가 추정화와 작곡가・음악감독 허수현의 대표작으로 과수원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일본에서 매진을 기록하고 중국에서도 호평받았다.
베토벤에게 음악이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이었던 것처럼 테이도 그렇다. 2004년 'The First Journey' 타이틀곡 〈사랑은...향기를 남기고〉로 데뷔하며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성악식 발성에 부드럽지만 허스키한 목소리로 당시 서태지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골든디스크 신인상도 수상했다. 2011년 오페라스타 우승, 2016년 불후의 명곡 왕중왕을 거머쥐며 탄탄한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베토벤이 위대한 음악가라면 나는 소박한 음악가죠." 그에게 뮤지컬은 연습장이다. 음악은 언제나 하고 있었던 일이지만 제대로 된 연습장에 기록을 남기는 과정, 빽빽하게 채워가는 과정이 지금이다. 잘하려는 욕심보다는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해나가려 한다. "영상매체는 한번 찍어놓으면 끝이지만 무대는 설 때마다 계속 연습장을 넘길 수 있으니까 기대가 됩니다."
무대는 테이에게 '계속' '잘해야' 할 일이다. 물론 가수, 뮤지컬배우, 사업가. 세 가지 모두 본업으로 생각한다. 2018년 골목식당에 출연한 테이는 백종원에게 "이거 뭐 잘못된 거 아냐? 맛있어서 짜증날라 그래.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섰어" 하는 극찬을 받았고 홍대거리에 정식으로 '테이스티버거'를 열고 직접 운영하고 있다. 홍대거리 본점과 송파나루공원 2호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행적을 보면 뮤지컬이 본업이 된 지 오래인 듯하다. 2012년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아담 앤더슨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선 테이는 본격적으로 뮤지컬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10년이 넘는 동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레트 버틀러, 〈여명의 눈동자〉의 최대치, 〈사랑의 불시착〉의 구승준 등 16개의 작품에서 굵직한 역들을 맡았다.
그의 말처럼 "연예인이 개꿀"이면 뮤지컬도 개꿀일까. 뮤지컬, 특히 〈루드윅〉은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재밌고 하고 싶은 일이기는 해도 할수록 어렵고 벅차요."
"연예인이 개꿀"은 연예인친구 이석훈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방송에 나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연예인들이 사업하면 어렵고, 지금 잘하고 있는 일이 개꿀이라는 뜻이었다. 뮤지컬무대에 서는 중에도 앨범이나 콘서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의무감이 아닌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잘하는 것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노래도 사업도 사는 것도 재밌어요. 소극장에서 울리는 피아노소리를 들어 보세요. 두 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며 한 시대의 톱스타였던 베토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겁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