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NO.8 '운명'은 가수 테이의 목소리일 때 더 운명적이다. 테이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학대로 생긴 트라우마, 청력을 잃어가는 음악가의 좌절, 조카 카를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부르며 250년 전 '톱스타' 베토벤을 대학로 무대로 소환한다. 〈프리다〉, 〈스모크〉의 극작가・연출가 추정화와 작곡가・음악감독 허수현의 대표작으로 과수원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일본에서 매진을 기록하고 중국에서도 호평받았다.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는 순간 모든 게 어려워져요. 열망으로 가득 찼던 베토벤이 순수한 청년 슈베르트를 통해 음악으로 치유되고, 내려놓아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는 깨달음이 오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연기하며 내 음악세계도 이해 받는 느낌입니다."

예전에는 연습실 앞에 숙소를 잡고 모든 시간을 그 배역으로 살았다.

"역할에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남은 감정에서 허우적대기도 했죠. 이제는 배역을 가슴속에 쟁여놓는 느낌입니다. 무대 위에 올라가 조명을 보는 순간 베토벤이 되고 마지막 순간 무대를 걸어 나와 눈물을 훔치다 스태프들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다시 테이가 되는 거죠. 그리고 관객의 박수소리를 들으면서 '모두 수고했다, 나도 수고했다' 하는 감동을 받곤 합니다."

〈루드윅〉은 특별하다. 관객들과 가깝게 만나는 소극장공연인데도 관객의 반응을 살피기 어렵다. 정면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하늘을 향해 절규한다. 어떤 극은 감정을 관객에게 내보인다면 〈루드윅〉은 감정을 무대 위에 집중해야 한다. 베토벤이 청력을 잃어갈 때의 괴로움으로 자신을 채우고 그 감정을 잘 다루는 것이 극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베토벤의 음악은 감히 손댈 수 없는 범주에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베토벤의 인생을 다루어 왔다. 단지 클래식 음악가가 아닌 당시 대중의 입에 오른 톱스타가 바로 베토벤이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작곡가로 슈베르트, 브람스, 바그너 등에 영향을 주었다. 궁정음악가인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고 베토벤을 모차르트처럼 피아노신동으로 만들기 위해 혹독하게 연습시켰다.

1795년 데뷔 후 피아니스트와 작곡가로 유명해 졌다. 서른두 살엔 청력을 잃어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유서를 쓰기도 했다.

이후 25년간 작곡에만 몰두했다.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 썼지만 황제가 된 것에 실망하고 '보나파르트'를 지우고 새 제목을 붙였다는 교향곡 제3번 E플랫장조 〈영웅〉, 1악장을 일러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드린다"고 한 제5번 c단조 〈운명〉, 최후이자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불리는 제9번 d단조 〈합창〉 등이 이때 작품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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