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NO.8 '운명'은 가수 테이의 목소리일 때 더 운명적이다. 테이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학대로 생긴 트라우마, 청력을 잃어가는 음악가의 좌절, 조카 카를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부르며 250년 전 '톱스타' 베토벤을 대학로 무대로 소환한다. 〈프리다〉, 〈스모크〉의 극작가・연출가 추정화와 작곡가・음악감독 허수현의 대표작으로 과수원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일본에서 매진을 기록하고 중국에서도 호평받았다.
가수 테이. '햄버거집 사장', '대식가'로 불리더니 언제부턴가 뮤지컬무대에서 더 많이 이름을 들을 수 있었고 지금 그는 대학로에 있다. 2018년 시작된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마지막이자 네 번째 시즌에 다시 선 테이는 말년의 '루트비히(극중 루드윅) 판 베토벤'을 연기한다.
뮤지컬 〈루드윅〉은 악성 베토벤의 삶을 모티브로 루드윅의 어린 시절, 청년 시절과 말년을 다른 배우가 맡아 시기별 고통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베토벤의 명곡을 따온 넘버로 특별함을 만들어 왔다.
네번째 시즌에서는 노년의 루드윅을 테이와 김주호, 박민성, 백인태가 맡고 청년 루드윅을 김준영, 정재환, 조훈, 임세준이 연기한다. 베토벤의 오랜 친구 수녀 마리는 이은율, 이지연, 유소리가 맡고 아역배우 김시훈과 박이든이 등장한다. 양찬영, 조재철, 크리스 영 세 명의 피아니스트가 슈베르트로 등장해 배우로 활약하며 안정적인 연주를 선보인다.
테이는 세 번이나 무대에 서며 더 여유로워진 자신을 달라진 점으로 꼽았다. "처음에는 저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죠. 두 번째 에는 무대에서 편하게 나를 보여주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사람들과 어떤 합을 만들어낼 것인지를 많이 궁리하고 생각을 공유해요. 작업이 더 즐거워지면서 힘들었던 노래가 재밌어졌습니다."
여러 번 무대에 섰고 연습한 것이 극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니 자신감도 생겼다. 연기도 '베토벤'이라는 이름에서 위대함이라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조카 카를을 사랑하는 삼촌의 마음을 더 크게 표현하려 애썼다.
지난 시즌까지는 카를에 대한 베토벤의 집착을 표현하려 했다면 지금은 그것이 지극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음악은 들리는 만큼 잘할 수 있고, 연기는 보이는 만큼 잘할 수 있어요."
2019년 처음 베토벤으로 노래할 때보다 무대가 많이 보이고 더 발전할 거라 확신했다. "노년 역할이어서 처음엔 싫었어요. 지금은 청약저축을 들어놓은 것처럼 든든합니다. 앞으로 20년은 해도 될 듯해요."
뮤지컬 <루드윅>을 통해 성숙해진 듯했다. "아이는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라는 것이다"라는 대사처럼 음악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았을 때 어느새 음악과 더불어 자신도 성숙해진 것을 느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