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목표가 1,500억 원인 야구단이 등장했다. 지난해 매출 1,300억 원을 돌파한 컴투스 야구게임단의 총사령관 홍지웅은 해외시장을 겨냥한 신무기 <MLB 9이닝스: 라이벌>도 실전 투입했다. 홍지웅은 수백만 구단주를 이끌고 있다.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처녀작 <컴프야2008>이 적자를 냈고 <컴프야2009>도 생각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세계 여성경영인 50'에 이름을 올린 박지영 당시 컴투스 대표는 "야구는 게임빌이 잘하는 것 같다"며 "다른 장르를 뚫는 게 낫겠다" 했다. 홍지웅은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야구밖에 없다" 배수진을 쳤다. '구원투수'만 올리면 이길 수 있었다. 경영진을 설득하고 설득했다. "마지막이다." 홍지웅은 연봉을 내주고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9회말투아웃에서 끝내기홈런을 쳤다. <컴프야2010>과 존재감을 각인한 한방이었다. 홈런포는 계속됐다. 국내시장 평정 후 <MLB 9이닝스>를 들고 해외시장에 출사표도 던졌다. 명장이 가는 길에 수백만 구단주도 뒤를 따랐다.

3년 정도 하다가 확신이 들었다. 모바일게임 기획자로 전향하는 여정이 시작됐다.

"컴투스가 만든 게임들은 잘 될 것 같았는데 내가 준비가 안 된 상태인 게 싫었다. 게임기획자 자격증도 따고 본격적으로 기획을 공부했다."

스물다섯. 어리고 경력도 없어 회사에선 '막내', '꼬꼬마'로 불렸다. 입사 8년차에도 막내를 못 벗어났다. 당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지금은 거의 없다.

기획자로 전향한 홍지웅의 첫 기획은 무엇이었을까.

준비된 기획자 
운도 따랐다

"운이 좋았다. 컴투스가 한국프로야구와 프로야구2를 내놨는데 그때까지는 개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프로야구3 프로젝트팀에서 기획자가 필요했고 그 팀으로 들어갔다. 좋은 기회였다.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했고 게임기획자로 전향하고 싶었다."

타이밍이 좋았다. 팀원으로 합류했는데 PD가 바로 팀을 떠났다.

"머리가 하얘졌다. 공부는 했지만 실전 경험이 전무했다."

꼬꼬마인 내가 기획을 맡고 클라이언트개발자, UI디자이너까지 셋이 게임을 만들었다. 피처폰게임 하나 만드는 데 서넛이 붙어도 6개월은 걸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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