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자, 한 획을 그을 때마다 아이들 먹이고 입히는 상상
세 아이의 엄마인 이성자는 이혼하고 전쟁이 터지며 아이들과 강제로 헤어졌다. 한국에서 살 이유를 잃은 그녀는 우리나라 최초로 파리의 여자 유학생이 됐다. 점처럼 짧은 필치로 붓자국이 찍힌 그림은 한 획을 그을 때마다 아이들 먹이고 빨래해 입히는 상상을 하며 작업했다고 한다. 조국과 가족,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아 완성한 작품으로 유럽에서 유명해진 이성자는 15년 세월이 흐른 후 한국 땅에서 그립던 아이들을 만나고 실험적인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박래현, 남편 운보에게 그림을 들려주다
<이른 아침>은 운보 김기창의 아내인 화가 박래현이 1956년 제8회 대한미술협회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여인들과 아이들의 시선이 다른 각도를 이루며 작품의 재미를 더했고 단순화한 선과 면으로 처리됐음에도 저고리 선, 치마주름, 얼굴선의 리듬감이 살아 움직인다.
"나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듣지 못한다는 느낌도 까마득히 잊을 정도로 지금까지 담담하게 살아왔습니다. 다만 이미 고인이 된 아내의 목소리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게 유감스럽고 또 내 아이들과 친구들의 다정한 대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것이 한이라면 한이지요" -운보 김기창-
천경자, 아프리카로 간 까닭
1970년대 중반 천경자가 혼자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남긴 작품 중 하나인 <초원2>는 여행지의 즉흥적 감흥을 스케치에 담고 오랜 시간을 들여 완성도를 높인 채색화다. 그림 속 코끼리 위에 누운 알몸의 여인은 설화적이고 신비로운 인상을 준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