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스피어(SPEAR)'와 '실드유나이티드(SHIELD UNITED)'의 '아이콘매치'는 두 팀의 이름처럼 모순(矛盾)이었다. 전설의 별명과 업적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숨이 가빴다.

FC스피어는 날카로운 창이었다.

축구로 조국의 내전을 멈추게 한 '코트디부아르의 영웅' 디디에 드로그바, 스페인의 최대 라이벌 팀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매혹시킨 루이스 피구, 환상의 드리블로 관중의 시선이 따라가기 바쁜 에덴 아자르, 시간을 멈춘 듯 여유로운 플레이로 골을 넣는 '우아한 암살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겸손한 태도와 그렇지 못한 실력의 '신의 사자' 카카, 쉼 없이 달리는 '산소탱크' 박지성, 우크라이나 축구를 세계에 각인시킨 '키예프 왕자' 안드리 셰브첸코, '유벤투스의 왕자'로 세대를 아우르는 우아한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감독이자 '아스널의 왕' 티에리 앙리, 저돌적인 '아파치' 카를로스 테베스, '아트사커' 안정환, '무대포' 이천수, '꽁지머리' 김병지가 포진했다.

실드유나이티드는 온몸으로 막아냈다.

리오 퍼디난드와 네마냐 비디치는 '영국의 장벽'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한 최고의 수비 듀오였다. 파비오 칸나바로는 이탈리아의 '월드컵 수호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카를레스 푸욜은 여전히 바르셀로나의 어머니 같은 따듯한 리더십과 투지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는 작은 체구로 거대한 '수비의 중심'을 이루었고, 야야 투레는 '전차'라 불리며 40m를 홀로 질주하던 모습은 여전했다. 에드윈 반 데 사르의 눈 덮인 헤어스타일은 노장의 품격을 뽐내며 골대를 지켰고,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저돌적인 수비와 뛰어난 빌드업으로 이탈리아 수비의 전통을 이어갔다. 욘 아르네 리세는 왼발로 사악한 슈팅과 크로스로 경악을, '진공청소기' 김남일은 중원을 빨아들였다. 박주호는 공수 모두 다재다능함을 보였다.

그렇게 가을밤의 상암은 한 편의 시가 됐다. 아이콘매치는 내가 축구를 좋아한 이유를 증명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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