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오늘 급식실 식단표에 '돈육볶음'이라 써 있었는데 먹어보니 제육볶음이더라고요. '제육'이라 쓰면 틀린 거예요?"
"돈육볶음은 선생님도 처음 들어보는데? 돈육(豚肉)도 돼지고기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육볶음'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
······
"'제육'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해 그런 것 같다. '제육'은 '저의 육(고기)'의 줄임말로 '소의 고기'를 '쇠고기'라고 쓰는 것과 같지. 제육(저의 육)의 '저(猪)'는 '돼지'를 뜻하는 한자로 아주 옛날엔 '멧돼지'를 가리키는 말이었어."
"'돼지 돈'은 알아도 '돼지 저'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우리나라 돼지고기도 '한돈'이라 쓰잖아요?"
"돼지 저도 쓰임이 많아. <서유기>에 나오는 저팔계(豬八戒)의 '저'도 '멧돼지'를 뜻하고 '저돌적(豬突的)'이란 말도 '멧돼지처럼 돌진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거야."
"그럼 둘 다 써도 되겠네요."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제육볶음'이라고 써왔으니 '돈육볶음'은 매우 어색하지. '계란탕'을 '달걀탕'이라 쓰는 것만큼이나."
"아하!"
<글로벌e>가 강서구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글쓰기수업 '생각쓰기'가 흥미롭다.
강서교육복지센터는 2021년부터 청소년들의 긍정적 자아 인식을 위해 '자기주도강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내 기업·기관과 연계해 해마다 캠퍼스투어, 스포츠활동, 스피치훈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글로벌e>도 이 사업에 참여해 '생각쓰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을 맡은 이임광 <글로벌e> 편집인은 "문해력은 읽기보다 쓰기에서 나온다"며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일상에서 잘못 쓰는 표현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생과 함께 배우는 방화중학교 1학년 정태희 양은 "내가 쓴 글을 소리내어 읽고 또 읽으면서 다듬으면 더 좋은 글이 되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6월 21일 수업을 참관한 박자양 강서교육복지센터장은 "꼭 해오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자기 글을 써와 발표하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쓰기'의 위력을 보았다"고 말했다.
고주형 <글로벌e> 대표는 "언론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올바른 쓰기를 알려주는 것"이라며 "제대로 쓰는 법을 배운 아이들이 자라면 기성세대가 잘못 쓰는 것도 바로잡아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각쓰기'는 6월 28일 수업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