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장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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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17 14:19
  • 수정 2024.10.17 16:37

김지현 인터뷰① '유퀴즈온더블록'에 유재석은 없다

'톡톡동해인'에도 김지현은 없다
"대화는 나를 비우고 남을 비추는 거울"

<유퀴즈온더블록>에 유재석은 없다. 게스트만 있다. 유재석은 게스트와 하나가 돼 버렸다. 유재석과 한팀이 된 게스트는 외롭지도 두렵지도 않다. 그래서 '유재석쇼'는 '게스트쇼'다. '유느님'의 조화(造化)다. '김지현쇼'(톡톡동해인)에도 김지현이 없다. 어떤 게스트를 만나도 거울 속으로 들어가 게스트를 비춰준다. 눈이 부시게.

"사람들은 나를 (세상의) 거울이라고 부른다. 거울은 거울 속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People are always calling me a mirror and if a mirror looks into a mirror, what is there to see?) _앤디 워홀, Andy Warhol

앤디 워홀은 자아(ego)를 의도적으로 비우고 작품을 만들었다. 자신의 의지와 해석을 없애고 주변환경과 대중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했다. <포항MBC> 토크쇼 <톡톡동해인>을 진행하는 김지현도 게스트를 비추는 거울이 되길 바란다.

출연자는 김지현을 통해 자연스럽고 진솔한 모습을 보여준다. 카메라와 스태프의 존재를 느끼지 않고 친구와 대화하듯 소통한다. 시청자는 토크쇼가 아니라 음식점에서 옆자리 대화를 엿듣는 것 같다. 김지현의 얼굴은 정직한 거울이다. 과장되지 않은 리액션과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미소로 출연자를 반영한다.

"어릴 때 백지연 앵커를 보며 아나운서를 꿈꾸었어요. 세상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죠." 공부 열심히 하고 발표 잘하는 모범생은 영문학을 좋아했고, 셰익스피어를 사랑했다. 졸업을 앞두고 꿈꾸던 아나운서가 됐다.

<포항MBC>에 입사해 5년간 활동하다 결혼과 함께 퇴사해야 했다. 아이를 키우며 7년을 보냈다. 마흔을 바라보다 방송복귀를 준비했다. 무모한 도전이었다.

"저처럼 나이 많은 케이스는 없었어요. 아무도 관심이 없었죠. 이력서를 내도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했어요. 선배, 친구들을 만나 조언도 구했지만 당장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었고요. 어렸을 땐 아나운서가 잘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위대한 도전치고 무모하지 않은 건 없었다. 3년간 새벽에 일어나 거실에서 토크쇼 진행 연습을 했다. 3년의 도전과 거절. 김지현은 햄릿에서 돈키호테로 바뀌어 갔다. <맨 오브 라만차>의 테마 <The Impossible Dream>은 'I'm the possible Dream'(내가 그 꿈이다)이 됐다.

실패의 경험으로 자신을 비워냈다.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기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꿈은 이루어졌다. 11년 만이었고 불혹의 나이에 친정 <포항MBC>에 복귀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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