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목표가 1,500억 원인 야구단이 등장했다. 지난해 매출 1,300억 원을 돌파한 컴투스 야구게임단의 총사령관 홍지웅은 해외시장을 겨냥한 신무기 <MLB 9이닝스: 라이벌>도 실전 투입했다. 홍지웅은 수백만 구단주를 이끌고 있다.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처녀작 <컴프야2008>이 적자를 냈고 <컴프야2009>도 생각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세계 여성경영인 50'에 이름을 올린 박지영 당시 컴투스 대표는 "야구는 게임빌이 잘하는 것 같다"며 "다른 장르를 뚫는 게 낫겠다" 했다. 홍지웅은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야구밖에 없다" 배수진을 쳤다. '구원투수'만 올리면 이길 수 있었다. 경영진을 설득하고 설득했다. "마지막이다." 홍지웅은 연봉을 내주고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9회말투아웃에서 끝내기홈런을 쳤다. <컴프야2010>과 존재감을 각인한 한방이었다. 홈런포는 계속됐다. 국내시장 평정 후 <MLB 9이닝스>를 들고 해외시장에 출사표도 던졌다. 명장이 가는 길에 수백만 구단주도 뒤를 따랐다.
올해 마흔둘 홍지웅의 4회가 시작됐다. 5회, 6회, 7회, 8회, 9회까지 플랜이 있을까.
"9회까지는 너무 멀고 6회면 가능할 수도 있다. 지금 맡고 있는 조직의 제작파트만 170명이 넘는다. 3개 스튜디오에서 5개 프로젝트가 긴박하게 돌고 있다. 전부 야구와 관련됐다. 시장을 확장할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다. V버전으로 다른 유저층을 끌어들이고 기존 유저 방어도 해야 한다. <9이닝스 라이벌>도 내놨으니까 <컴프야>와는 다른 재미도 보여주고 싶다."

초반에 기획자로, PD로 개발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조직을 유지하는 역할이 더 크다.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팀원들이 불안하지 않고 다른 프로젝트로 흩어지지 않는다. 야구감독하고는 조금 다른데 팀원들이 기획하고 개발할 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실패 경험을 들려주며 서포터와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전엔 뭐하는 사람이냐 물으면 '게임 만든다'고 했는데 지금은 '게임 만드는 거 도와준다'고 말한다. 5개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고 돌아가게 기름칠 하는 중이다. 누군가 올린 기획안을 보면서 '이게 뭐지?', '이거 괜찮은데' 평가하는 입장이 됐다. 30대까지는 내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40대가 되니 나보다는 팀원들을 믿어줘야 한다. 예전과 달리 게임에 대한 이해도나 생각의 깊이가 달라진 점도 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