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목표가 1,500억 원인 야구단이 등장했다. 지난해 매출 1,300억 원을 돌파한 컴투스 야구게임단의 총사령관 홍지웅은 해외시장을 겨냥한 신무기 <MLB 9이닝스: 라이벌>도 실전 투입했다. 홍지웅은 수백만 구단주를 이끌고 있다.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처녀작 <컴프야2008>이 적자를 냈고 <컴프야2009>도 생각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세계 여성경영인 50'에 이름을 올린 박지영 당시 컴투스 대표는 "야구는 게임빌이 잘하는 것 같다"며 "다른 장르를 뚫는 게 낫겠다" 했다. 홍지웅은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야구밖에 없다" 배수진을 쳤다. '구원투수'만 올리면 이길 수 있었다. 경영진을 설득하고 설득했다. "마지막이다." 홍지웅은 연봉을 내주고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9회말투아웃에서 끝내기홈런을 쳤다. <컴프야2010>과 존재감을 각인한 한방이었다. 홈런포는 계속됐다. 국내시장 평정 후 <MLB 9이닝스>를 들고 해외시장에 출사표도 던졌다. 명장이 가는 길에 수백만 구단주도 뒤를 따랐다.

피처폰이 감소하고 스마트폰시장이 커지면서 스마트폰게임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피처폰을 버리진 않았다. 둘 다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밀어붙였다.

"<컴프야2012>를 론칭했는데 피처폰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은 괜찮은 성적을 받았다. 다운로드만 504만을 기록했다. 피처폰 다운로드 수보다 100배 많았다. <컴프야2012>는 2년간 라이브했는데 최종 매출은 95억(스마트폰 90억+피처폰 5억)을 달성했다. 목표는 100억이었는데 아쉬웠다."

피처폰게임을 베이스로 스마트폰에 이식하다 보니 한계가 명확했다. 3D게임 전환도 늦어졌다.

"<컴프야2013>으로 넘어가기 전 <9이닝스> 신작을 내놨다. 2016년까지 라이브했는데 누적 다운로드는 1,800만, 매출은 110억을 기록했다.​ 비즈니스모델이 고도화되지 않았을 때라 매출은 좀 낮았는데 다운로드가 2,000만 가까이 나오니까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해외시장 진출도 구체적으로 세웠다."

마누라 빼고 다 바꿔!
새로운 <컴프야>의 시작

<​컴프야2015>는 20여 명의 개발자가 2012년부터 4년에 걸쳐 개발했다. <컴프야2015>는 2D에서 3D로 전환한 첫 게임이었다.

"2D게임만 만들던 개발자들이 맨땅에 헤딩하며 개발했다. 유니티 3D게임엔진도 처음 만져봤고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들도 전부 리셋했다. 환경도 달라졌고 야구로직도 새로 구축해야 해 개발기간이 오래 걸렸다."

<컴프야2015>가 나름 성과를 내고 6월 결혼했지만 ​신혼여행도 못 가고 <9이닝스> 개발에 돌입해 2016년 론칭했다. 1년 걸렸는데 베이스가 갖춰지니 MLB도 개발이 빨라졌다.

"이전 버전까지는 MLB 선수협 라이선스만 가져와 뉴욕, 보스턴 같은 팀명은 사용할 수 없었다. 이때부터는 메이저리그 공식 라이선스 게임으로 세계로 내보냈다. 3D로 전환하고 두 게임 다 라이브를 8년, 7년째 해오고 있다."

패러다임이 이때 확 바꼈다. 게임을 낼 때마다 넘버링을 바꾸면서 유저들이 전혀 다른 게임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새로 나온 게임으로 다 넘어가니 그렇게 개발했는데 이젠 <메이플스토리>와 <카트라이더>처럼 20년 가는 게임들도 나오고 있다.

"<컴프야> 시리즈도 10년을 향해 달리고 있다. 매년 대규모 업데이트로 유저들이 유지되고 있다. 새로 들어오는 유저도 많은데 얼마 전 마켓에 달린 댓글을 봤다. 『중학교 때 하던 게임인데 아직도 나오네.』 장수게임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이랄까."

게임은 잡식성으로 한다. 최근엔 <디아블로4>를 하고 있는데 얼리엑세스부터 50랩을 넘겼다.  

"와이프도 같이 한다. 캐릭터는 드루이드를 선택했는데 도전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육성이 타 직업군보다 까다로웠다. 게임 할 땐 하드하게 하는 편이라 예전엔 며칠 밤을 새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체력이 못 따라온다."

직업병이라 쉴 때도 게임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매출을 떠나 내가 만든 게임을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어 행복하다. <컴프야>와 <9이닝스>를 합쳐서 DAU(일간실사용자수)가 45만에 달한다. 하루에 우리 야구게임을 45만이 하고 있다는 건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

스포츠게임 특성상 플레이방식이나 룰이 고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업데이트를 해도 큰 변화를 주긴 어렵다. 그래픽이 좋아지고 퀘스트가 늘어나는 정도로는 유저의 니즈를 채우기 어렵다.

"피처폰 때는 게임을 빨리 출시하는 게 중요했다. '라이브' 개념이 없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컴프야>와 <9이닝스>는 2019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년 동안 게임엔진만 만들었다. 야구로직도 기존과 다르게 만들었고 소스코드도 새로 만들었다." 전혀 다른 게임을 만든 셈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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