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버트 왓슨(Albert Watson)은 82세에도 매일 열정적으로 일한다. 한국까지 날아와 전시의 디자인 및 설계부터 참여한 그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전시장에 있었다. 평생 한 눈으로 세상을 봐야 했던 '외눈박이 아티스트'는 보이지 않는 눈 대신 카메라렌즈를 통해 세상을 완성했다.

알버트 왓슨의 아시아 첫 대규모 사진전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1960년대 초기작부터 최초 공개되는 최신작까지 영상, 폴라로이드 사진 등 125점을 선보였다.
스스로 "사진에 중독된 사람"이라 말하는 왓슨은 1942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출신으로 던디대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런던 왕립예술대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1970년 가족과 함께 런던에서 LA로 이주했다. 스물한 살 생일에 아내가 선물한 카메라로 시작한 촬영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 중이다.
앤디 워홀, 알프레드 히치콕, 데이비드 보위, 마이클 잭슨, 스티브 잡스 등 유명인사들과 작업했고 1977년부터 지난해까지 패션잡지 〈보그〉 표지를 100회 이상 촬영하며 패션사진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킬빌〉(2003), 〈게이샤의 추억〉(2005) 등 영화포스터 촬영과 모로코와 라스베이거스 사막의 풍경, 박물관 전리품의 오브제 작업 등도 진행했다.

그에게 장애 따윈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퍼스바자>의 크리스마스호로 촬영한 히치콕은 왓슨의 제안에 털이 뽑힌 채 크리스마스리본을 단 거위 목을 쥐고 뚱한 표정을 짓는다. 왓슨은 미니멀하고 강렬한 인물사진으로 단번에 유명해졌다.

"인물을 촬영할 때 지리학적 관점으로 얼굴을 들여다보세요. 얼굴은 언덕과 계곡의 풍경을 담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조명을 어떻게 활용할지, 메이크업과 헤어는 어떻게 할지 도움을 줄 겁니다."
손에 터미네이터의 포스터를 들고 왔던 앤디 워홀은 가발의 건조함, 피부의 거칠함, 안경의 매끈함과 반짝이는 가죽의 질감이 어우러진 거대한 협곡으로 탄생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