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중소기업 사장의 제보로 시작한다. 그는 "차세대 하이패스단말기 입찰에 참가했는데 대기업(만전)의 방해공작으로 성능시험에 통과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자사의 특허기술을 빼내 6개월 만에 입찰에 성공했다고.
주인공 임상진 기자(손석구)는 이를 취재해 기사로 내보냈는데 동시에 터진 연예인 마약스캔들로 묻히고 만다. 심지어 기사가 오보라며 만전은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아 사실상 해고된다.
14개월이 지난 어느날 수상한 메일을 발견하고 메일을 보낸이와 만나며 반전이 시작된다. 온라인 여론을 전문적으로 조작하는 ‘팀알렙’ 멤버 차탓캇(김동휘)으로 그를 통해 만전에 여론전담반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댓글부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기업의 언론통제,
이슈를 덮기 위해 더 큰 이슈 터트리기, SNS를 통한 여론몰이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기업은 오래 전부터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해 왔다. 아날로그시대엔 출판사를 사고, 네트워크로 세계가 연결되자 인터넷을 독점했다. 그렇게 기업과 집권당에 해가 되는 기사는 거르고, 영화 초반에 나오는 제보라도 받으면 댓글부대를 동원해 여론의 방향을 바꾼다. 이토록 조직적이고 악랄한 여론몰이에 너무나 무방비한 우리다. <내부자들>의 이강희 말대로 대중은 정말 '개돼지'인가!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살펴보자. 팀알렙은 만전으로부터 타깃의 1인시위를 멈추게 해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들은 관종인 딸의 성향을 이용해 어그로를 끄는 데 성공한다. 사태는 일파만파 여론은 요동친다. 급기야 SNS테러를 감당하지 못하고 딸이 자살하며 1인시위는 의뢰대로 멈추게 된다. 키보드가 칼이 되는 순간이다.

사람들은 순도 100%의 진실보다 거짓 섞인 사실을 더 리얼하게 느낀다. 그렇게 대중은 군중심리에 휘둘리며 '개돼지'가 되어가는 건가! 영화는 중소기업 사장의 제보와 1인시위남의 사건이 차탓캇이 쓴 웹소설의 내용임을 암시하며 싱겁게 끝난다. 급조한 듯한 열린 결말으로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뒤늦게 각성한 오상진 기자가 사건을 파헤치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댓글부대>는 팩트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각본과 긴장감을 늦추지 않은 밀도 있는 연출, 저널리즘을 향한 신랄한 비판으로 2024년 전반기 개봉작 중 가장 잘 만든 한국영화라고 생각한다. 댓글부대를 재미있게 봤다면 카메라가 칼이 되는 무지막지한 사이코패스 누아르 <나이트크롤러>(2015)를 꼭 챙겨 보시길. 스토리도 충격이지만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의 신들린 연기에 소름이 돋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