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9년 대한민국 달탐사선 우리호가 비행 중 태양 흑점 폭발 후 태양풍에 치명타를 당하고 황선우(도경수) 대원이 홀로 고립된다. 선우를 무사 귀환시키기 위해 5년 전 첫 달탐사선 나래호 공중폭파 후 산에 묻혀 살던 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이 합류하지만 역부족이다. NASA 유인 달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에게 도움을 청해보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우주미아가 된 남자와 그의 무사 귀환에 모든 것을 건 남자의 외롭지 않은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달영화를 만드는 일이 우리에겐 달에 가는 것만큼이나 요원한 것인가. 한국에서 수준급 SF영화는 아직 이른가. 갈 길이 멀다. 〈더 문〉은 차가운 우주 오페라에 신파 한 스푼을 보탠 느낌이다.
SF영화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이 정도의 CG를 구현해낸 것만으로도 괄목할만한 도약이고 성장이다. 극 초반 우주로 쏘아올린 로켓의 내부와 외부를 오가며 유영하는 롱테이크신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런 스케일의 영화는 예산이 어마어마한 만큼 예상되는 리스크 대비 작품의 완성도가 관건이다. 우려대로 극의 완성에 신경쓰다 보니 관객들의 눈치가 발목을 잡았다.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의 <2001스페이스오디세이>, 리들리 스콧(Ridley Scott)의 <마션>과 <블레이드 러너>,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on)의 <그래비티>,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의 <인터스텔라> 등 SF 대작을 넘어 명작에 한껏 눈이 높아진 한국 관객들이 우주를 무대로 <해운대>나 <타워>를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 문>의 플롯은 달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다. 나름 박진감 넘치게 위기와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그럼에도 가족관계와 정을 내세워 감동을 끌어내는 전개가 몰입을 방해한다.

데이미언 셔젤(Damien Chazelle)의 2018년작 <퍼스트맨>도 달에 가는 여정을 스토리로 한다. 주제의식이 명확했다. 기술은 나사가 제공했지만 달에 발을 내딛는 건 한 인간이라는. 인간의 서사와 내면에 집중함으로써 군더더기 없는 감동을 이끌어냈다.
<더 문>이 이룬 기술적 완성에도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대배우 설경구 주연에도 관객 50만을 동원하지 못한 것도 그래서였을까. 그래도 도경수 배우의 극한 상황에서 납득할 만한 연기가 돋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