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아이온2> 리뷰에 이어 최고레벨 달성 후 해금된 콘텐츠를 파악한 상황에서 재평가될 부분이 많다고 판단, 추가 리뷰를 준비했다.
단점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최적화 문제와 모바일환경 난해함은 여전하지만 시공의 균열의 규칙을 개선,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봤다.
만렙이 된 후 <아이온2>는 물 만난 고기가 됐다. 이때 열리는 콘텐츠는 앞서 진행해 온 콘텐츠 수준 이상이고 파밍과 협동, 대결 중심으로 경험이 대폭 확대됐다.
대부분의 게임이 이정도의 방대한 콘텐츠가 있을 경우 최고레벨에 오르기 전 사이사이 배치해 풀어내는 것과 달리 엔씨는 마지막에 '올인'을 한 느낌이다.
앞선 경험과 완전히 다르지만 충분히 익숙해진 손놀림에서 완성되는 콘텐츠의 재미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줬다.
사실 온라인게임에서 최종레벨은 일종의 엔딩과 같다. 실제로 메인퀘스트의 마지막 장은 이야기의 확실한 결말을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온2>의 만렙 이후 경험은 더 나아갈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억지스러운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게임이 추구하는 성장에 뛰어들게 만든다.
이 과정이 재미있는 건 선명해서다. 복잡하게 시스템을 얽히게 만드는 경쟁게임과 달리 파밍부터 성장, 목적이 모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돼 있다.
보상 중심은 시즌에 속한 콘텐츠로 빼고 성장 요소는 일일·주간 콘텐츠로 집약했다. 일일·주간 콘텐츠로 성장한 후 시즌에 참여하는 형태다.

내년 1월 21일까지 진행되는 시즌1은 1대1 고독의 투기장과 어비스, 초월, 악몽, 토벌전으로 구성돼 있고 시즌 미션 달성 시마다 보상을 받는 구조다.
곧바로 순위와 기여, 미션 달성을 확인할 수 있어 성장 테스트 겸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다. 모드 자체로도 흥미진진한 요소가 많아 플레이도 지루하지 않았다.
상시 열려 있는 일일 던전과 성역, 전장, 보급 의뢰, 만신전, 아르키나 등은 자연스럽게 시즌과 연계되는 구조로 띠고 있다.

게임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선순환이 되기에 이용자는 대부분 큰 혼란 없이 자신이 원하는 성장(예를 들어 무기 강화나 마석 적용)을 하게 된다.
PvP 같은 부담되는 요소는 다른 콘텐츠로 획득한 재화로 어느 정도 해소를 할 수 있게 해뒀다. 이는 대부분 PvE 콘텐츠에서 구할 수 있다.
시공의 균열 같은 난입형 콘텐츠를 빼면 사실상 혼자 또는 2~3명의 지인과 함께 원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균열의 페널티가 없기에(물론 상대진영에 패하는 건 불쾌하지만) 몇 번의 시련 정도만 넘기면 대부분 최종레벨까지 오를 수 있다.
원정이 주는 도전의 재미도 백미다. 최종 레벨 이후에는 크라오 동굴의 '정복' 난도가 열리는데 이곳에서부턴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한다.
그동안의 던전이 신선한 도전에 가까웠다면 정복은 정말 잘하는 이용자들의 호승심을 자극하는 난도와 보상이 기다린다.

이를 억지스럽게 모두 개방하는 게 아닌 등급별로 차근차근 밟고 오르도록 유도한 점도 좋았다. 조작의 재미도 한층 강화돼 손맛을 보면 놓질 못할 정도다.
그중에서 '불의 신전'은 정말 이 게임의 평가까지 바꿀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의 재미로 가득하다. 정말 많은 경쟁작이 베낄 것 같은 즐거움이다.
원정 속 던전 6개는 모두 만족스럽다. 함께하는 재미부터 공략의 맛까지 모든 부분에서 다른 게임에서 맛볼 수 없는 재미로 채워져 있다.

만렙부터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제작은 최고 수준의 전투력을 이루기 위한 콘텐츠다. 실제로 게임 내 장비는 파밍도 있지만 직접 제작한 결과물이 더 좋다.
그 과정에서 채집 등 '전문성' 레벨이 오르는데 실패해도 성장으로 이어지기에 부담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이 부분도 단계가 잘 마련돼 있어 빠져들면 정말 이것만 해도 재미있을 정도다.
봉인던전과 주둔지, 부가임무, 알트가르드 흔적 수집, 히든 박스 등도 진행과정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로 이용자에게 몰입감을 준다.

정리하면 <아이온2>의 진짜 경험은 최고레벨 달성부터다. 이 시기의 경험은 포기보단 오히려 도전으로 이어지고 쉬운 규칙에 다채로운 요소로 구성, 누구나 더 쉽게 최고의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만든다.
무엇보다 솔로, 파티, 길드, 진영으로 억지 확대되는 경험이 아닌 자신이 최선으로 선택한 콘텐츠 위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센스는 엔씨소프트가 MMORPG 시장에서 허튼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준다.

엔씨에 대한 선입견, 편견이 강한 건 어쩔 수 없다. 이건 엔씨의 업보다. 이들이 사실 키운 문제이기에 결자해지도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수익보단 게임성으로 증명하고 자만이 아닌 소통으로 이용자 마음을 바꿔야 한다.
<아이온2>는 그 과정의 시작 같다. 이 게임이 현재 최적화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였으면 좋겠다. 이 게임의 성공이 더 많은 수동, 조작 중심의 게임의 등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아이온2〉 총평
유통: 엔씨소프트
플랫폼: 퍼플, 구글플레이,
현지화: 음성, 자막한글
총점: 8.7/10
한줄평: 최적화 문제 해결이 우선!
좋은 점
-뛰어난 그래픽
-조작의 재미를 살린 전투
-즐거운 파밍
-뛰어난 연출과 나름 인상적인 캐릭터들
나쁜 점
-불가능에 가까운 스마트폰 플레이
-최적화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