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공작이 전무한 넥슨코리아에서 모바일 RPG <블루 아카이브>는 효자다. 구글 플레이 기준 인기 1위, 매출 4위를 기록하며 가뜩이나 빈타에 허덕인 라인업에서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다.

하지만 넥슨코리아 내부서는 유저들의 열띤 반응도 그냥 '씹덕' 취급하는 눈치다. 씹덕은 '오타쿠'를 줄인 말 '덕후'보다 과하게 몰입한 것을 비꼬는 은어다.

'블라인드'에 <블루 아카이브> 관련 글이 올라왔고 넥슨코리아 직원이 댓글을 달았다. 내용은 간단했다.

일본 선행 서비스 시 사용된 이벤트 배너가 논란의 시작이었다.
일본 선행 서비스 시 사용된 이벤트 배너가 논란의 시작이었다.

한 유저가 이벤트 배너가 '성의 없다'는 지적을 남겼고 넥슨코리아 'stufvi'라는 닉네임의 직원이 "이게 그렇게 따질 일인가?"라고 항변했다.

이벤트 배너는 일본 서비스에서 사용했던 이미지에서 로고와 타이틀만 바꿨다. 재사용 지적이 나올만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 직원이 "유저한테 하는 말?"이라고 댓글을 남기자 stufvi 넥슨코리아 직원은 당당하게 "찐따한테 하는 말"이라고 응수했다.

유저 비하는 기본, 자회사 동료들에게도 욕설을 남겼다.
유저 비하는 기본, 자회사 동료들에게도 욕설을 남겼다.

넥슨코리아 직원은 서브컬처 게임을 즐기는 유저를 조롱했다. '찐따'는 왕따 중에서도 가장 심한 '진짜 왕따'를 의미하는 은어다. 자사 게임을 즐겨주는 유저를 낮추고 비하하는데 거침이 없다.

네오플 직원이 다시 문제를 제기하자 이번에는 그 직원에게 "물고 늘어지는거 보니 너 정신병자그나(구나)"라는 댓글을 남겼다. 유저 비하를 넘어 자회사 동료까지 욕설 대상으로 삼았다.

보다 못한 다른 넥슨 직원이 "<블루 아카이브> 유저를 왜 욕하냐" 항의하자 기다렸다는 stufvi는 "누가 보면 씹덕이 벼슬인 줄 알겠다 ㅋㅋㅋㅋㅋㅋ"라고 비하 발언을 이어갔다.

개발사 넷게임즈 직원을 비롯해 엑스엘 게임즈 직원도 고객을 비하하는 것에 비판을 하자 stufvi는 "우욱씹 ㅋㅋㅋ 이딴 걸로 퍽이나 캡쳐 돌아다니겠다 ㅋㅋㅋ"라고 댓글을 남겼다.

stufvi 넥슨 직원이 '원하는' 것처럼 캡처는 <블루 아카이브> 카페 및 각종 커뮤니티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정당한 의견을 '벼슬' 취급하고 소비자 기만을 넘어 동료들까지 비하한 것이다.

해당 직원이 인턴 또는 외주 계열사 직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당하게 넥슨코리아라는 회사 간판을 걸고 유저들을 대놓고 비하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자 넥슨코리아의 직원 관리가 소홀하다는 방증이다. 

서브컬처 유저들은 게임에 대해 충성심도 강하고 애착도 크다. <블루 아카이브>가 부족한 게임성에 비해 높은 매출을 기록한 건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많다는 뜻이다.

넷게임즈 직원이 해당 사태에 대해 속상함을 전했다.
넷게임즈 직원이 해당 사태에 대해 속상함을 전했다.

가장 속상한 건 개발사 넷게임즈 직원들일 테다. 넥슨코리아 직원과 언쟁을 펼친 'lijliliijj'는 따로 글을 올려 개발자들이 <블루 아카이브> 개발에 진심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런 일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올 것 같아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논란을 일으킨 직원은 사과도 없이 사라졌다. 해당 직원이 넥슨 직원이 맞는지, 맞다면 누구인지 넥슨이 이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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