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E 김동현 기자] 여성을 비하하고 여러 정치인을 불순한 의도로 비평해 일베 논란이 있었던 변성현 감독이 영화 <길복순>에서 다시 비슷한 의도가 드러나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로 나온 <길복순>은 킬러 엄마가 딸을 키우면서 겪는 여러 고충을 담은 액션영화다. <불한당>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설경규와 전도연, 이솜, 황정민 등이 출현했다.
일베 논란은 영화 시작에 나온다. 살인청부 임무를 전달할 때 나오는 봉투에는 '순천-전라'로 적혀 있다.
이후 나오는 모든 봉투에는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서울-코리아'로 수도와 국가가 함께 나온다.
당연히 순천 역시 코리아라고 되어야 정상이다. 이 부분은 일베 커뮤니티에서 전라도를 비방할 때 쓰는 용어로 의심되고 있다.
전라민국, 전라디언이 대표적이다. 진보 또는 민주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전라도화 됐다는 뜻이다. 특이한 점은 유독 순천만 봉인지가 '빨간색'이다. 빨갱이 타령은 일베와 극우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논란이 되는 장치는 또 있다. 극 중 중학생 딸이 10만 원 지폐에 들어갈 인물에 대한 토론이 있다고 할 때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김구, 안중근"이라고 말한 후 "다 사람을 죽였어"라고 하는 부분이다.
넷플릭스는 세계 대중을 대상으로 한 OTT다. 여기서 우리나라 역사의 중요 인물을 살인자로 묘사하는 과정은 전개에서도 별다른 의미가 없고 딸 캐릭터와도 맞지 않았다.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왜색-반한 논란도 심하다. 초반 오다 신이치로(황정민)가 등장해 사무라이로 길복순을 압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3만 원 도끼로 이길 수 없게 된 길복순이 선택한 건 권총이었다.
일본의 사무라이가 상대를 인정하기 위해 옷을 여미고, 장인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칼과 훈련의 중요성 등 야쿠자지만 상대를 존중하고 길복순이 항복 후 무기를 바꾸겠다고 하자 곧바로 받아들인다.
길복순이 기다리고 있던 오다를 권총으로 살해한다. 통쾌한 복수가 아닌 이길 수 없으니깐 치사한 방법을 쓰는 걸 부각했다. 일본 반한서적에서 많이 나오는 '뒤통수 치는 한국인'과 유사하다.
동성연애를 약점 잡는 과정은 범죄 미화다. 중학생이 도촬을 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하는 식의 과정에서 학교폭력이 나온다.
단순 오락영화를 복잡한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있겠지만 굳이 억지로, 티를 내면서까지 자신의 불순한 의도를 넣을 필요가 있겠냐고 반문하고 싶다.
왜 순천-전라인지, 김구 선생님과 안중근 의사를 살인자로 묘사했는지,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할 때 쓰는 표현을 가져온 건지, 미성년자 범죄미화를 왜 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영화 <불한당> 개봉당시 터진 논란의 주인공 변성현 감독의 작품이라면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게 정상이다. 그의 해명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