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고향 진도로 휴가를 간 송가인은 집 앞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걸 보고 땡볕에 나와 사인을 해줬다. 피곤한데도 싫은 내색 없이 종일 사인을 했다.
한 마을어른은 이런 송가인을 칭찬하느라 입에 침이 마를 정도였다.
"저 애기(송가인)는 장애인과 아기들을 좋아해. 찾아오는 사람 중에 장애인이나 아기가 있으면 먼저 달려가 사진 찍고 그런당께. 클 때부터 달랐어."
〈글로벌e〉가 9월호 커버스토리 '송가인을 키운 것들'에서 송가인의 성공비결을 집중 분석했다. 첫 번째 이야기 '섬소녀, 외로워서 바다를 품다'를 마무리하며 그녀에게 늘 힘이 되는 '고향 이야기'에 주목했다.
송가인 아버지는 농사꾼이다. 기자도 송가인 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타고 대파밭으로 가는 걸 보았다. 송가인 아버지는 딸바보다. 새벽 4시 즈음에 일어나 농사일을 하면서도 '송가인생가'를 보러 오는 손님들을 언제나 반갑게 맞이한다. 2,000명이 넘게 오는 날도 있다.
어머니도 송가인이 스타가 된 후 바빠졌다. '씻김굿'으로 송가인보다 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무리 바빠도 딸의 먹을거리는 살뜰하게 챙긴다. 쌀도 보내주고 반찬도 다 해서 보내준다.
2019년 〈TV조선〉 '아내의 맛'에서 송가인 아버지는 낙지를 삶고 초장까지 만들어 부모님 산소를 찾았다. "우리 딸이 최고의 가수가 됐다"며 동네사람들과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를 나눴다.
"가인이는 어릴 때 할머니 시중을 다 들었지. 틀니를 닦아 달라면 칫솔로 닦아 껴드렸고."
몸져 누우셨을 땐 매일 욕창을 닦아주기도 했다.
송가인은 식구들뿐 아니라 마을어른들에게도 잘한다. 지난 어버이날 한돈 몇 박스를 사서 앵무리 어른들을 대접했다. 마을어른들도 찐팬이다. 송가인이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에 나갔을 때 버스를 대절하거나 비행기를 타고 응원 갈 정도였다.
"내려오면 우덜 다 오라 해. 우덜이 다리 아프다 어깨 아프다 하면 약도 다 사줘. 추석에도 올거여."
나이 든 고모를 위해 마을 입구에 진도미역, 흑미차, 진도홍주 같은 특산품 판매점도 열어 주었다. 마을사람들에게 송가인은 대통령보다 큰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