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BTS, 블랙핑크는 블랙핑크,
김영대는 김영대다

인터넷시대 첫 평론가

글 쓰는 일을 여러 가지 꿈 중 하나로 간직해 오다 PC통신이 등장하자 '여기다!' 했다.

인터넷시대 첫 음악평론가인 셈이다. 1990년대 중반 '투째지(toojazzy)'라는 필명으로 음악평론을 시작해 〈음악취향Y〉 등 온라인매체에서 대중음악 칼럼을 썼다. "등단할 필요도 시험 볼 필요도 없고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사람들이 읽어주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PC통신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고 1년쯤 지나자 언론에서 칼럼을 써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2007년 '가슴네트워크'와 〈경향신문〉이 뽑은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2018년 〈한겨레신문〉과 멜론이 공동 기획한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에 선정위원으로 참여했다. 스물, 서른, 마흔에 100대명반위원에 선정됐다.

평론가라도 노래를 못하진 않고 연주도 조금씩은 한다. 피아노·바이올린, 민속악기까지 배웠다. 음대 출신이 아니라서 워싱턴대 석사과정 때는 음대 필수과목을 이수해야 했다. "들으면 알아요. 미감(美感)이죠. 옷도 예쁘게 입는 사람이 있고 글씨도 잘쓰는 사람이 있잖아요. 어떤 음악이 뜰지 알 수는 없지만 예술적으로 수준이 높은지는 아는 미감이 있어요"

음악평론도 팝이든 클래식이든 계보가 있다. 음반 직배사나 잡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팝칼럼니스트가 되는 경우가 있고 가요는 이백천 선생 같은 평론가가 있었다.

80년대 후반 이른바 '대중음악평론가'가 등장해 민중운동과 연결된 의식을 가진 평론을 한다. 비틀즈와 밥 딜런 이후의 세대나 히피즘 이후 세대인데 대중음악이 사회 반영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음악 텍스트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신현준·강헌·김창남 같은 평론가들이 대표적이다.

김영대는 그 뒤에 붙은 X세대다. 딱히 계보가 없는 평론가다. 대중음악 평론을 읽고 자랐지만 팝컬럼니스트들과도 정서적으로 통한다. "평론 시작할 때 둘 다 반감은 있었어요. 팝컬럼니스트들은 서구음악 중심이라 가요에는 관심이 없고 '팝이 최고다', '락이 최고다' 하고, 대중음악, 특히 운동권음악 평론가들은 뭐든지 의식화한 개념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었죠."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를 들으면 그에겐 힙합과 사운드가 들리는데, 운동권음악 평론가들은 체제에 대한 반항 같은 게 들린다는 것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밥 딜런이나 지미 헨드릭스가 있어 서태지도 그렇게 들리는 거예요. 서태지는 사운드로 혁명을 한 거죠. 새로운 사운드·편곡·댄스 같은 힙합적인 혁명이죠. 저는 팝적인 가사보다는 사운드에 주목한 평론을 하는 변종일 수도 있고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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