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BTS, 블랙핑크는 블랙핑크,
김영대는 김영대다

음악평론가이자 문화연구가인 김영대는 서울 화곡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6학년까지 살았다. 인터뷰가 진행된 〈글로벌e〉 본사도 화곡동에 있다.

"30년 만이에요. 동네에 들어서는데 울컥하더라고요." 2007년부터 시애틀에 살면서 미국 팝의 흐름과 K팝 동향을 연구했다.

현재 〈한겨레신문〉 등 국내 언론은 물론 뉴욕 〈벌처〉, 〈MTV〉 등 해외 언론에도 평론을 싣고 있다.

'지금 여기의' 아이돌을 말하다

2017년 유튜브채널을 개설해 BTS 음악을 비롯한 K팝을 분석한 영상도 올리고 있다.《90년대를 빛낸 명반 50》, 《한국 힙합: 열정의 발자취》등을 썼고, 《미국대중음악》을 번역했다. 최근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를 출간했다.

"문학동네가 음악 분야는 처음이어서 신경을 많이 써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문학동네 독자를 고려해 평소 평론보다 부드럽게 표현하려 노력했죠."

그는 디지털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인구가 많을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그리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여전히 활자에 익숙하죠. 웹진은 아무리 디자인이 좋아도 손으로 만질 수 없으니까요. 웹진에 쓴 글의 링크를 부모님께 보내면 '알았어' 하곤 안 읽는 경우가 많아요. 〈공감〉·〈글로벌e〉 같은 종이잡지에 실린 칼럼은 읽어보시더라고요."

요즘은 레트로도 중요한 트렌드다. 오디오→비디오→가상현실→메타버스로 가고 있지만 사람들이 실제 원하는가는 다른 문제다. 라디오에 대한 욕구는 늘 있고 그 대체재가 무엇이 될지가 관건이다. "클럽하우스 같은 매체도 라디오 대체재로 선택된 것이죠. 한때 팟케스트가 유행하다가 유튜브로 청취자를 뺏겼지만 이제 다시 팟케스트로 가는 분위기고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워싱턴대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물놀이'와 '인도네시아 대중음악'으로 두 개의 석사논문을 썼다.

인도네시아 전통음악인 '가믈란(Gamelan)'에도 파고들었다. 자바·순다열도·발리 등지에 존재하는 합주인 가믈란은 철금·실로폰·북·징·단소와 활 모양 현악기가 사용되며 가수가 참여하기도 한다. '가믈란'은 '망치로 내려친다'는 자바어(語) 'Gamel'에 집합접미사 'an'이 붙은 단어다. 진짜 망치가 사용되는 건 아니다.

'가믈란 연구' 같은  '종(민)족음악학(ethnomusicology)'은 민속학·음악·인류학을 망라한다. 음악과 인간관계를 연구하는데, 팬과 가수와의 관계, 가수의 생애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걸 분석한다.

음악산업도 포함된다. 언젠가는 K팝도 공부하겠다 마음먹었고 지도교수도 K팝을 쓰라고 했지만 박사논문은 다른 주제로 써보고 싶었다. 계속 줄다리기를 하다 '강남스타일'이 터지니까 교수는 "이제 때가 됐다" 했고, 그는 반박할 명분이 없었다.

논문심사를 신청하고 기다리던 중 코로나가 터졌다. 심사는 통과했는데 학위수여식을 하지 못하게 돼 워싱턴대에서 줌(zoom)으로 학위수여식을 한 첫 박사가 됐다.

논문 주제는 '한국대중음악이 어떻게 근대성을 성취했는가'였는데, 88올림픽 이후 한국대중음악이 서구화되는 과정에서 K팝이 어떤 미학으로 창조됐는지, BTS현상과 K팝산업에서 교포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분석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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