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채길남 편집국장
  • Column
  • 입력 2021.02.26 11:38
  • 수정 2023.12.01 15:25

보이지 않는 게 유리천장뿐이랴···들꽃순례자 박재희② 유리천장을 깰 수 없으면 올려다보지도 말자

월간 〈글로벌e〉 3월 커버스토리, ‘들꽃순례자 박재희’
〈그 여자, 정치적이다〉, 〈숲에서 다시 시작하다〉, 〈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의 저자
“‘정치적인’ 그녀가 ‘숲’에서 다시 시작해 ‘산티아고’에서 위로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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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심부름을 시킨 부장에게 담배를 보루째 사다 안기며 “부장님, 이건 제 선물입니다. 다음부턴 이런 일은 안 시키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여자 상사가 남자 직원한테 스타킹 사오라면 어떠시겠어요?” 했다니 그 부장님 그 참에 금연을 결심했는지, 열 받아서 더 피워댔는지는 물어보지 않아서 모를 일이지만, 그녀가 던지는 ‘조용하게 묵직한’ 한 방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장은 하고도 남았을 포스임엔 틀림없다.

‘유리천장을 깰 수 없으면 올려다보지도 말자’는 듯 그녀는 기지와 돌파력으로 투쟁을 이어갔고, 능력과 열정을 인정받아 글로벌 기업들은 그녀에 앞다퉈 러브콜을 보냈다.

급기야 한국법인을 넘어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총괄하는 자리까지 올랐다.

한번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던 그녀가 어느 남자 간부를 호되게 질타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당혹스러워하는 내게 “내가 받는 적지 않은 월급에 저 사람 야단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해서 ‘도대체 연봉이 얼마나 많길래?’ 했다.

‘받는 만큼 일하고, 일한 만큼 받겠다’는 당당한 커리어우먼, 어벤저스(응징자) 원더우먼은 남녀 불문 후배들의 롤모델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그랬던 그녀가 돌연 고지에서 평지로 내려왔다.

더 올라갈 곳이 없어서도, 더 오를 자신이 없어서도 아니었다. 더 높은 고지는 널려 있고, 유리천장 따위는 얼마든 깰 수도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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