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김영주 기자
  • CEO
  • 입력 2020.10.19 16:06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이상한 농협개혁③ '農토피아' 건설한다더니 '農피아' 배만 불려

농협 억대 연봉자 2011년 5%→2019년 29.4%
지난해 성과급 평균 800만 원 챙겨
여·야 "억대 연봉자 급증·성과급 잔치···神의 직장?" 맹비난
농민들 먹고살기 힘든데···농협 7년 새 순익 4배 증가
조합원 10년 새 245만→209만···농민 40년간 1/5로 줄어
아프리카돼지열병 재발 때 5일 지나서야 이 회장 현장 방문
'농민 없는' 농협의 존재이유?···農피아〓현대판 탐관오리

"농협중앙회는 농업인의 경제·사회·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 경쟁력 강화로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조)

 

"농협중앙회는 조합원이나 회원을 위해 최대한 봉사해야 한다. 조합과 중앙회는 설립 취지에 반하여 영리나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해선 안 된다." (농업협동조합법 제5조)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취임 초기만 하더라도 비리종합선물세트 같은 농협중앙회를 개혁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경기 출신 최초의 중앙회장'이란 타이틀은 '경기농협마피아'에 힘을 실어줬고, 선거를 도운 '투자자'만 키워냈다. 농협 암흑기 '최장수 감사위원장'을 역임했다는 타이틀은 농협을 적폐에서 지켜내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한다. 과연 이 회장은 농협을 개혁할 수 있을까? 비리 농협 시대 감사위원장 출신 회장은 개혁의 주체보다 대상이 돼야 하지 않을까?

 

□ 글 싣는 순서

① 경기·충청 '농피아' 득세···박해진 막후경영?

② 감사위원장 시절 농협 비리 '감사' 대신 '감싸'?

'農토피아' 건설한다더니 '農피아' 배만 불려

④ 농민과 조합 위에 군림하는 농협중앙회

⑤ 이성희 회장 '결초보은' 할 실세 따로 있다 

<계속>

"농협의 주인은 농업인이고, 농업인은 농협의 근본이다. '농토피아'(農+유토피아) 구현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취임사)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실현하겠다는 이른바 '농토피아'는 '농피아(농협중앙회+마피아)'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농피아'는 들어가기만 하면 '천국'이다. 3명 중 1명은 억대 연봉을 찍을 수 있다. 2011년 5%에 불과했던 억대연봉자 비율은 2019년 29.4%로 급증했다.

나눠줄 파이도 커졌다. 순익이 7,500억 원대에서 2조5,000억 원으로 4배나 증가했다.

농민들은 먹고살기 힘들다는데 농협 임직원은 연봉 잔치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엔 성과급까지 평균 800만 원씩 챙겨 갔다.

"농협은 신이 내린 직장인가? 억대 연봉자 급증과 성과급 잔치는 농협 설립 취지에 반한다. 그 존립 목적에 맞게 임직원이 아닌 농민들의 소득을 늘리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치권도 여·야 구분 없이 이성희 중앙회장의 '조직이기주의'를 때렸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물론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이 회장을 국감장에 불러 강하게 질책했다.

농협 조합원은 2010년 245만 명에서 2019년 209만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1980년 '천만' 농민은 40년이 지난 지금 200만으로 줄었다.

잊을 만하면 조류독감이 재발하고, 올해는 폭우와 장마로 작황까지 최악이다. 농촌이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협과 이 회장에겐 남의 일이다.

10월 9일, 화천군 상서면의 한 돼지사육 농가. 피와 땀으로 키운 돼지를 전량 살처분했다.
10월 9일, 화천군 상서면의 한 돼지사육 농가. 피와 땀으로 키운 돼지를 전량 살처분했다.

최근 강원도 화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재발했다. 불과 1년 전 사육돼지 44만 두를 살처분했던 양돈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현장에 나타났다.

농업인은 땅(土)에서 땀의 평가를 받는다. '농토피아'에서 '土'를 제외하면 남는 건 '농피아'뿐이다.

'농민 없는' 농협이 무슨 존재이유가 있을까. '농피아'를 '농토피아'라고 우기는 건 '탐관오리'를 '새'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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